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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묵상 설교문 - 수요일(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인-막14:3-9)

작성자
숭실교회
작성일
2020-04-07 18:06
조회
4390
예수님께 향유를 부은 여인 — 고난주간 3일째(수요일)

본문말씀: 마가복음 14:3-9

1. 일제시대 일본에 나가노 목사님이란 분이 있었습니다. 5년 동안 성도 한 명이 생기지 않을 정도로 미신이 강한 곳에서 가난과 핍박의 고통을 견디며 사랑을 실천했던 분입니다. 어찌나 사랑이 많은 분이었던지 차츰 목사님의 아름다운 삶이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하루는 나가노 목사님 집에 결핵에 걸려 죽을 날만 기다리던 가난한 신학생 한 명이 찾아왔습니다. 결핵에 걸리면 죽어야 했던 시절, 가난한 살림살이와 아이들이 전염될지도 모를 위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 때도 없이 각혈하는 이 신학생을 나가노 목사님은 가족으로 받아들여 지극한 사랑으로 돌보았습니다. 이 신학생은 나가노 목사님을 통해 “신앙은 곧 사랑이다. 그리고 사랑은 말이 아니라 실천이다.”라는 사실을 인상 깊게 배우게 됩니다. 그래서 어차피 죽을 거라면 자신도 사랑을 실천하다가 죽기로 결심한 이 신학생은 빈민굴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명을 던지는 심정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병이 낫게 됩니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빈민굴을 떠났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죽을 고비에 처해 있었을 때 그리스도의 참사랑을 보여준 나가노 목사님의 삶을 따라 빈민굴을 떠나지 않고 계속해서 살아갔습니다. 이 신학생이 훗날 20세기의 성자로 불리게 되는 가가와 목사님이었습니다.

2. 오래전에 한 기사에서 읽은 이야기가 어렴풋이 생각납니다. 가랑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거리에서 갑자기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나이 70쯤 되어 보이는 할머니가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자살을 한 것이었습니다. 앰뷸런스가 와서 할머니는 곧 병원으로 실려 갔고 뒤이어 달려온 경찰들이 사람들을 해산시키고는 자살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할머니의 아파트로 올라갔습니다. 실내는 온갖 고급 도구와 사치스런 장식품들로 이루어져 있었지만 왠지 썰렁한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 정도 살림으로 보았을 때 경제적인 어려움은 아닌 것 같고, 혹시 건강상의 이유나 불치병 때문일지도 몰라 주치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하지만 주치의는 할머니가 나이에 걸맞지 않게 건강했다고 말했습니다. 골똘하게 고민하던 경찰관은 책상을 뒤져 보았습니다. 할머니의 작은 수첩 하나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수첩을 펼쳐보는 경찰관은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이것 때문이었군.” 하고 낮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할머니의 수첩엔 365일 동안 똑같은 글이 실려 있었습니다. “오늘도 아무도 나에게 오지 않았음.” 할머니에게 가장 필요했던 것은 함께 있어줄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찾아준 사람이 없어 자살한 것이었습니다.

3. 이 두 이야기는 사랑이 사람에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하여 줍니다. 사랑의 힘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사랑은 사람을 감동시킵니다. 사랑은 죽어가는 생명까지도 다시 살립니다. 하지만 사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너무도 외롭습니다. 사랑받지 못하는 외로움은 삶의 소망을 잃어버리게 합니다. 이렇게 볼 때 사람은 사랑을 먹고 사는 동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유명한 학자는 “우리 인간이 내일을 살아가는 이유는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고, 또한 자신이 사랑해야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아무리 힘겨워도 부모님들이 “내가 자식들 때문에 살지.” 그렇게 말씀하는 것을 보면, 이 학자의 말에 동감을 하게 됩니다.

4. 오늘 마가복음 14장의 말씀에서 우리는 사랑에 목마른 한 분을 만나게 됩니다. 그분은 우리 주가 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마가복음 14장 1절이 이렇게 시작됩니다. “이틀을 지나면 유월절과 무교절이라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예수를 흉계로 잡아 죽일 방도를 구하며”라고 말씀합니다. 예루살렘의 종교지도자들이 예수님을 잡아서 십자가에 매달 음모를 꾸미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이 계획을 이미 알고 계셨고, 그 고통의 십자가를 피할 수 없고 기꺼이 져야 한다는 사실도 잘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자신과 동행하는 제자들에게 세 차례나 “나는 곧 십자가를 져야 한다. 그 고통의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예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제자들 중에 누구도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셔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가신다는 사실에 환호했습니다. 예루살렘의 길은 십자가의 길이 아니라, 오히려 영광의 길이 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예수님이 곧 왕이 되실 것이고, 그때에 자신들도 높은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다투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가는 십자가의 길을 이해해주어야 할 제자들이 오히려 엉뚱하게 이해하는 모습을 보시고 답답해 하셨습니다. 인간적으로 너무도 힘이 들었고, 외로우셨습니다.

바로 그때에 한 여인이 예수님을 향해 다가왔습니다. 오늘 말씀에는 이름도 기록되어 있지 않을 정도로 제자들에 비교하면 존재감이 없는 이 여인은 값비싼 향유를 예수님의 머리에 부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본문에는 어떤 사람들이라고 기록이 되어 있지만, 아마도 제자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요한복음에는 예수님을 팔아 넘긴 가룟 유다라고 기록이 되어 있습니다. 하여간 제자들이 크게 화를 내면서 “어찌 그 값비싼 것을 낭비했느냐? 그것이 삼백 데나리온이나 나가는데, 팔아서 불쌍한 이웃을 위해 사용해야 되지 않았느냐?”라고 소리를 지르며 여인을 책망하였습니다. 한 데나리온은 노동자의 하루 품값이었습니다. 그러니 오늘날로 환산한다면, 노동자의 일 년 연봉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하게 비싼 향유였습니다. 그러니 제자들이 화를 낸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제자들의 편을 들어 주시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자들을 향하여 “저 여인을 괴롭히지 말아라. 저 여인이 내게 아주 좋은 일을 하였다.”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7절 말씀입니다. “가난한 자들은 항상 너희와 함께 있으니 아무 때라도 원하는 대로 도울 수 있거니와 나는 너희와 항상 함께 있지 아니하리라.” 예수님은 여기서 “가난한 자”와 “예수님 자신” 중에 하나를 선택하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어가 “항상”이라는 말입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항상 제자들의 곁에 있어서 언제나 볼 수 있고 도울 수 있지만, 예수님은 “항상 제자들과 같이 있지 않으시기에” 이번만은 여인이 향유를 붓도록 허락하라는 말씀입니다.

“항상 함께 계시지 않는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곧 십자가에서 죽으실 것을 말씀하신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8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는 힘을 다하여 내 몸에 향유를 부어 내 장례를 미리 준비하였느니라.”여인의 기름부음이 이제 “만인의 죄를 위하여 죽으시는 구원자”를 위해 기름을 부어드리는 일이 되었다고 말씀합니다. 여인이 무슨 이유로 예수님께 기름을 부었는지는 말씀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이유는 분명한 듯합니다. 여인은 “삼백 데나리온이나 나가는 값비싼 향유를 아까워하지 않을 정도로 예수님을 사랑했던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한 여인의 사랑이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시는 예수님을 크게 위로해 드렸습니다.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해주고, 위로해 주어야 할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서열 다툼으로, 그리고 오늘 본문에 나와 있는 것처럼 “그 향유는 삼 백 데나리온이나 나가는데 왜 낭비하는 거야.”라는 물질적 가치만 바라보므로 예수님을 오히려 더 힘들과 외롭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아낌없는 사랑으로 십자가라는 외롭고 고달픈 길을 가는 예수님의 마음을 위로해 드렸습니다.

고난주간 3일째를 지나면서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면 좋겠습니다. “나는 얼마나 예수님을 사랑하는가?” 아니면 “제자들처럼 세상의 부와 지위에 마음을 빼앗겨서 예수님을 외롭게 힘들게 만들고 있지는 않는가?” 여인처럼 예수님을 사랑하므로 예수님의 마음을 시원케 해 드리는 저와 여러분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기도제목:
1. 여인처럼 주님을 사랑하는 사람 되게 하옵소서!
2. 주님의 사랑으로 세상을 치유하며 살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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